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현실 고발

 

중국 단체 여행객들이 몰려온다는 소식에 관광업계가 다시 한번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럼 중국어 가이드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 또는 준비하시는 분들의 미래는 밝을까요? 오늘은 10년 차 가이드로서 조심스럽게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현실 고발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이 블로그에 여행업계에서 일한 10년 동안의 액기스를 담은 글을 십여 개 올렸습니다. 대부분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 많이들 공감해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에 대한 어두운 단면을 이야기해 보자 합니다. 

 

•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수입 정말 월 천만원일까?
• 중국어만 잘하면 될까?
• 업계에서 한국인들은 소수민족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수입 정말 월 천만원?

가이드 연봉 및 수입구조에 대한 글은 일전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 중국어 가이드를 시작할 때 고소득 직종이라는 말에 끌려 시작한 게 사실입니다. 업계에 들어와 보니 월 천만원은 아니지만 한 달에 일반 직장인 월급의 2~3배 이상은 당연하 듯 벌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홀려 저도 정말 열심히 했었고 1000만 원은 아니지만 월급 600만 원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의 수입에는 이면이 있습니다. 잘 벌 때는 한없이 잘 벌지만 못 벌 때는 한없이 못 번다는 것입니다. 중국어 여행 가이드의 성수기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설날)과 중추절(추석), 그리고 노동절(노동자의 날)입니다. 이 때는 중국어 가이드가 없어서 난리입니다. 그리고 여름휴가철에도 투어 일정이 많습니다. 요즘엔 중국 여행객뿐 아니라 싱가폴,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 동남아시아 화교들이 겨울 스키여행을 많이 오기 때문에 비수기가 딱히 없습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365일 쉬는 날 없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문제는 가이드의 수입구조가 대부분 쇼핑에 몰려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단체 패키지 관광객을 받으면 적게는 5곳, 많게는 10곳 이상의 쇼핑센터를 갑니다. 이때 가이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네. 물건을 팔아야 합니다. 아직까지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의 주 수입원이 쇼핑센터에서 나오는 수수료이기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으려면 영업을 잘해야만 합니다.

 

찬란한 한국역사와 요즘 위상이 높아진 K컬처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중국어 가이드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게 현재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의 현실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원래 가이드는 프리랜서라 4대 보험 적용이 안 됐지만 업계 선배들의 노력으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아직 녹록하진 않지만 회사와 잘 얘기만 하면 실업급여 및 출산휴가 등의 근로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중국어만 잘하면 될까?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중국어만 잘하면 가이드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크나큰 오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가이드의 주수입원은 쇼핑 수수료입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해야만 쇼핑에 관련한 멘트를 할 수 있기에 당연히 중국어 실력은 좋으면 좋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높은 중국어 수준이 100% 조건은 아닙니다.

 

주변에 가이드로 성공한 선후배들을 보면 모두 자신만의 장단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가이드 선배들의 멘트를 따라 하거나 적당히 일하면 돈도 따라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중국어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들도 자신만의 매력이나 서비스 정신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을 감동시키면 돈도 따라오는 걸 수 없이 목격했습니다. 만약 아직 중국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다면 희망을 가지고 본인의 무기를 만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업계에서 한국인은 소수민족이다

애석하게도 현재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의 90% 이상은 조선족과 화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업계의 판을 그들이 짰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파고들어 가면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의 90% 이상 또한 조선족 및 화교 자본이 출자한 곳들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아무래도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해 한국인들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여러 관광지와 가이드 휴게실에 가보면 한국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만약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게 되면 서로 정말 반가워합니다. 그래서 저희끼리는 이 업계에서 만큼은 한국인들이 소수민족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한국인 가이들의 실력과 평판도 좋아지고 있어서 예전보다는 현장에서 자주 뵙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관광통역안내사에 대한 밝은 전망만 말씀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조금 어두운 톤으로 현실 고발을 해봤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전보다 관광통역안내사에 대한 인식과 처우도 개선되고 있으며 한국인 가이들에게 기회도 많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다시 중국인 단체 여행이 풀려 곧 유커들이 몰려올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자격증이 있으신 분들은 용기를 내셔서 가이드를 시작해 보시기 좋은 시점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당분간 중국어 가능자 구인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돈이 된다는 말을 들으면 그동안 다른 일을 하셨던 기존 가이드들이 다시 오겠지만 말입니다. 이제 막 관심을 가지셨거나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아래 시험 일정을 참고하셔서 꼭 합격하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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