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크루란 말 그대로 러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의미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러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 러닝크루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두 달 동안 러닝크루에 있으면서 느낀 장단점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러닝크루에 가입하면 좋은 점
러닝은 사실상 혼자 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함께 하는 사람이 없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러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페이스 조절인데 이제 막 러닝을 시작한 초보러너들은 페이스를 잡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오버페이스를 하거나 나쁜 자세로 달리게 되어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닝크루에 들어가게 되면 같은 실력에 따라, 그날 컨디션에 따라 그룹을 나눠서 달리게 됩니다. 이때 각 그룹의 페이스 메이커를 따라가게 되면 되니 완주하기가 수월합니다. 보통 1KM 당 느리면 6분 30초~7분, 빠르면 5분~5분 30초 정도의 속도로 5~7KM를 달리게 됩니다. 이렇게 뛰면 소요시간은 보통 30분~50분 정도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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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요즘 같이 인간관계 디톡스를 원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모임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기가 껄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입한 러닝크루들은 하나 같이 자유로운 모임을 추구했습니다. 정말 달리기가 좋아서 모인 모임이니 달리기만 함께 하고 뒷풀이는 참석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없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반대로 사람을 만나거나 술이 목적인 사람들도 있었지만요.
그리고 러닝을 좀 더 진지하게 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선의의 경쟁상대가 생기니 달리기 실력이 빠르게 늘 수 있습니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훈련량을 늘려 부상을 입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직까지 그러한 기록 경쟁을 추구하는 러닝크루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인데 함께 달리면 힘들지 않고 즐겁게 뛸 수 있습니다. 러닝크루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 말이 은유적인 표현인 줄 알았는데 뭔가 시너지 효과가 나는 느낌이랄까? 함께 가벼운 대화를 하고 코스를 개척하며 달리는 게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러닝크루라고 해서 무조건 빠르게 뛰지 않고 보통은 가볍게 대화가 가능한 조깅페이스로 뛰는 모임이 많으니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러닝크루에 가입하게 되면 1) 페이스 조절이 가능해지고 2) 술자리가 싫은 사람들은 참석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 없고 3) 선의의 경쟁자들이 생겨 러닝 실력이 늘고 4) 함께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러닝크루에 가입하면 좋지 않은 점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모든 동호회가 마찬가지겠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곤함과 리스크입니다. 아무리 요즘 러닝크루의 지향점이 자유로움을 추구하더라도 게 중에는 이상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달리는 목적보다는 남녀간의 만남이나 술자리가 주목적인 모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러닝크루는 오래가지 못하고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러닝크루 가입을 고려하신다면 인원이 어느 정도 모여 있는 곳에 가시는 게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검증이 됐으니 지금까지 많은 러너들이 모이는 모임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니까요.
두 번째 단점은 러닝크루에 너무나도 다양한 실력대의 러너들이 모이기 때문에 훈련이 목적이신 러너들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연령대야 2030, 4050 이런식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아무리 젊은 사람들을 모아놔도 달리기 실력은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녀를 구분해서 달리지 않고 함께 달리기 때문에 남녀 간 달리기 차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러닝을 즐겨하는 일반 남성 러너들의 평균 페이스보다 한참 떨어지는 페이스로 달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가끔 소모임처럼 달리기 강의 같은 클래스가 있지만 보통은 함께 달리는 것 자체를 지향하기 때문에 러닝에 대한 아주 디테일한 정보를 교류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러닝크루마다 차이는 있을 거지만 말입니다.
오늘은 러닝크루의 장단점에 대해 써봤습니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위 글은 저의 좁은 시야에서 쓴 개인적인 의견일 뿐 사람마다 느끼는 점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글을 마칩니다. 모두 즐거운 러닝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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