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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홍콩에서 중국어 쓰면 봉변당한다?!

by 안드레코스톨라니 2023. 11. 19.

 

저는 홍콩 여행을 3번 다녀왔습니다. 갈 때마다 홍콩은 정말 다양한 인종들이 한데 섞여서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홍콩에서 중국어를 쓰면 무시를 당하기 때문에 영어를 써야 한다는 후기가 종종 보입니다. 과연 사실일지 실제 경험한 내용을 알려드려고 합니다.

 

 

홍콩인의 모국어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어렸을 적 홍콩 영화를 즐겨 보신 기억이 있을 겁니다. 저도 영웅본색, 무간도 같은 액션 영화를 수십 번 돌려 보곤 했습니다. 이때 주인공들이 쓰는 언어는 광동어(캔토니즈)입니다.

 

홍콩 공용어는 광동어, 보통어, 영어 3개입니다. 버스나 지하철, 페리 같은 대중교통을 타면 항상 이 순서대로 나옵니다.

 

여기서 잠깐! 광동어와 보통어의 차이를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중국어에는 방언 즉, 사투리가 수백 개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둘로 나누면 보통어와 광동어가 있습니다.

 

보통어는 북경어, 만다린이라고도 불립니다. 20세기 초, 중국 북방 언어를 기초로 해서 언어학자들이 만든 인공적인 언어입니다. 보통어와 가장 유사한 발음을 가진 지역은 하얼빈입니다. 그래서 한국인 유학생이나 중국인 아나운서 지망생들도 하얼빈에서 공부하길 원합니다.

 

오히려 북경(베이징)인들은 일명 '얼화'가 심하기 때문에 보통어를 배운 한국인들이 가면 잘 못 알아듣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도 첫 중국 여행을 북경으로 갔는데, 나름 중국어 좀 배웠다고 까불었다가 못 알아들어 진땀 뺀 기억이 있습니다. 

 

광동어는 캔토니즈라고 불립니다. 주로 중국 광동성에 사는 사람들과 홍콩, 마카오 사람들이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발음만 다를 뿐 같은 언어이기 때문에 어순이나 한자는 똑같습니다(물론 보통어는 간체자, 광동어는 번체자를 씀).

 

홍콩 사람들은 중국어(보통어)를 알아들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웬만한 홍콩인들이 보통어(이하 중국어)를 할 줄 압니다.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중국어를 잘합니다. 그 이유는 1997년에 영국이 중국에게 홍콩을 반환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국어 보급에 힘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03년부터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홍콩의 젊은이들은 3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합니다.

 

하지만 50~60대 이상 홍콩인들은 아직도 중국어를 어려워합니다. 홍콩이 아직 영국의 영향에 있을 때 학교를 나왔기 때문이죠. 그래도 대부분 중국어로 간단한 정도의 의사소통을 할 줄 압니다. 저는 영어보다 중국어가 조금 더 편하기 때문에 홍콩 여행 중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중국어로 했지만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아! 물론 한 식당에서 한 홍콩인 아주머니가 제 중국어를 못 알아들어서 번역기를 사용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홍콩에서 중국어 쓰면 정말 무시당할까?

여기서부터 팩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시당하고, 심지어 봉변까지 당한다는 이야기는 예전 이야기입니다. 지금 홍콩 여행 가서 중국어를 써도 전혀 이질감이 없으며 심지어 환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처음 혼자 홍콩에 갔었던 2013년도에는 중국어를 쓰면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홍콩인들이 중국인들은 정말 싫어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여전히 중국을 싫어하는 홍콩인들도 많지만 친중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돈 많은 중국 VIP들이 자주 가는 명품샵이나 고급 레스토랑일수록 중국어를 쓰는 사람에게 호의적입니다.

 

만약 중국어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꼭 한국인이라는 걸 밝히시길 바랍니다. 다짜고짜 한국인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대화 도중에 뭔가 무시하거나 퉁명스러운 기색이 있으면 저는 한국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갑자기 친절하게 대해주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오히려 한국인이 보통어를 잘한다면서 칭찬해 줍니다. 

 

그리고 한 가지 오해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50~60대 이상 홍콩인들은 중국어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소통 과정에 문제일 뿐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영어는 얼마나 통할까?

만약 중국어와 영어 실력이 비슷하다면 차라리 영어를 쓰는 편이 좋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직까지 홍콩인들은 중국어보다 영어를 더 편해합니다. 100년 넘게 영국령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어르신들은 영어도 어려워하지만 간단한 대화는 할 줄 아니 홍콩 여행 중 영어를 사용하셔도 전혀 어려움 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오늘은 홍콩에서 중국어를 쓰면 무시당하는지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중국어, 영어 모두 통하고 무시하는 경우도 많이 없어졌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겨울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홍콩 겨울 옷차림 정보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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